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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융허브’ 꿈 꺾인 韓…‘아시아 지수’ 개발 사실상 무산

By Jie Ye-eun

Published : July 1, 2020 -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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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무소 전경.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무소 전경. (연합뉴스)

한국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꿈이 또 한차례 멀어지게 됐다. 한국거래소가 개발에 나섰던 주요 아시아 증시의 대표 종목을 담은 ‘아시아 공동 지수’(Asia Index)가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1일 코리아헤럴드 취재 결과 한국거래소는 한국과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등에 위치한 거래소와 협력해 각국 대표 우량주(株)를 담은 지수를 개발하려고 했다. 하지만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각국의 시장 경제규모, 자본시장 성숙도, 규제 환경 등의 차이로 이미 해당 사업은 손을 놓은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 관계자는 “미국의 S&P 500, 유럽의 유로스톡스 50과 같은 아시아 대표 지수를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미 내부적으로 관련 이야기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 바로 (계획이)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015년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거래소 포럼에서 해당 지수 개발 역시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국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시아 공동 지수’ 개발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아시아 각국 거래소의 대표 종목들을 담은 지수가 탄생하면 아시아 주요 증시에 분산투자를 하고자 하는 글로벌 투자 자금을 더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거래소는 이를 기반으로 상장지수펀드, 상장지수증권, 파생상품 등 투자 상품도 적극적으로 출시할 계획이었다. 특히 일본과 중국 등에 위치한 거래소들과 최근까지도 접촉을 시도했으나, 3국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제대국이자 선진국 반열에 오른 일본과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중국이 ‘신흥국가와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는 한국과 협력할 마땅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금융허브’가 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두 나라의 그늘에 가려진 한국만 아쉬워할 따름이라는 게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도쿄와 상해 등 주요 아시아 거래소 이사장들이 매년 정기적으로 미팅을 갖고 지수 공동 개발에 대한 협상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성사가 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 현재로서는 해결할 문제가 많아 공동 지수는 어려워 보인다.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면서 “협력 국가 간 시너지 효과가 나는 지수가 개발이 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지수’ 개발 무산에 대해 아시아 시장 전문가들은 양적 결정을 넘어 민감한 정치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인 전문가는 “어떤 종목을 포함시킬지 여부에 따라 수십억 달러의 돈이 빠져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기업 간의 다툼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계 증권사 소속의 또 다른 전문가는 “한국은 아직 경제도상국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일본과 같은 경제선진국 입장에서는 한국과 같은 대열에 선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물론 말조차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신규 수요 확충 및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스피 200 지수를 따로 마련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 중에 있다. 현재 한·대만 IT 프리미어 지수(Korea/Taiwan IT Premier Index)를 비롯해 아시아 100 지수(S&P/KRX Asia100)와 상장거래소 지수(S&P/KRX Exchanges) 등 글로벌 지수 3종을 산출했다.

코리아헤럴드 지예은 기자 (yeeun@heraldcorp.com)